스타워즈의 위기와 새로운 희망: ‘애콜라이트’의 씁쓸한 퇴장, 그리고 극장을 조준한 구원의 비행
지난 7년여간 ‘스타워즈’는 한때 멀티플렉스를 호령하던 SF 블록버스터의 대명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사실상 안방극장용 스트리밍 프랜차이즈로 전락해 버렸다. 물론 ‘안도르(Andor)’처럼 탄탄한 정치 스릴러와 반파시즘 서사로 에미상과 평단의 찬사를 거머쥔 예외적 성취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작품들은 끝없이 팽창하는 세계관의 무게에 짓눌리거나, 얄팍한 향수 팔이에 급급한 고만고만한 스핀오프들의 연속에 불과했다.
이러한 디즈니 시대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가 바로 최근 들려온 ‘애콜라이트’ 시즌 2 제작 무산 소식이다. 한국 배우 이정재가 동양인 최초로 제다이 마스터 ‘솔’ 역을 맡아 거대한 화제를 모았으나, 결국 단일 시즌으로 아쉬운 작별을 고하게 됐다.
가장 큰 패인은 역시 저조한 시청률과 극명하게 엇갈린 대중의 평가다. 로튼토마토 지수를 보면 평단(78%)과 일반 대중(18%) 간의 괴리가 얼마나 심각한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은 마스터 솔이 개인의 이익을 좇는 입체적이고 다소 모순적인 인물로 묘사된 점이 전통적인 ‘선악 구도’를 맹신하던 골수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짚었다. 제다이의 신화적 이미지를 비튼 과감한 시도는 일부 비평가들에게 환영받았지만, 대다수 팬덤에겐 그저 이질적인 파격이었던 셈이다.
여기에 주요 배역을 유색인종으로 채운 것에 대한 맹목적인 반발까지 겹쳤다. “제다이를 죽이는 건 바로 디즈니”라는 조롱 섞인 악플들이 예고편을 뒤덮자,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은 “인종차별과 혐오를 쏟아내는 이들은 진정한 스타워즈 팬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하며 파열음은 더욱 커졌다.
소형 스크린에서의 기나긴 침체기, 게다가 시리즈 최악의 오점으로 꼽히는 2019년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짙은 그림자까지. 지금 스타워즈는 그야말로 길을 잃고 표류하는 중이다. 하지만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프랜차이즈의 명운을 건 새로운 빛이 스며들고 있다. 흥행 보증수표 라이언 고슬링과 믿고 보는 숀 레비 감독이 의기투합한 신작 ‘스타워즈: 스타파이터(Star Wars: Starfighter)’가 내년 5월 극장가 출격을 예고한 것이다.
당장 다음 달이면 페드로 파스칼과 베이비 요다가 등장하는 ‘만달로리안 & 그로구’가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약 1억 달러의 준수한 오프닝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점쳐지며, 에피소드 9 이후 극장에 걸리는 첫 스타워즈 영화라는 타이틀도 가져갔다. 그러나 TV 스핀오프의 연장선상이라는 태생적 한계 탓에 과거 은하계급 흥행을 휩쓸던 웅장함을 기대하긴 어딘가 아쉽다.
반면 ‘스타파이터’는 프랜차이즈 본연의 티켓 파워를 되찾아줄 진정한 구원투수라는 느낌이 강하다. 처음부터 극장을 정조준해 빚어낸 오리지널 스토리인 데다, ‘바비’를 우주적 성공으로 이끌고 지난 3월 ‘프로젝트 헤일 메리’로 연타석 홈런을 친 할리우드 최고의 스마일 보이 라이언 고슬링이 조종대를 잡았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오직 이름표 하나만으로 관객을 극장 의자에 앉힐 수 있는 배우는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고슬링’이라면 충분히 베팅할 만하다.
‘스타파이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짙은 베일에 싸여 있다. 기대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당분간은 철저히 함구할 모양새다. 디즈니가 2026년 스타워즈 셀러브레이션 행사를 건너뛴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이 작품이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을 다룬다는 것뿐이다. 시퀄 트릴로지의 영웅들이 퍼스트 오더와 시스를 무너뜨린 뒤 (물론 팰퍼틴이 또 어떤 억지를 부려 부활하기 전까지는) 재건에 돌입한 은하계를 배경으로, “새로운 위협이 도사리는 가운데 중대한 임무에 휘말린 고독한 조종사”의 여정을 쫓는다. 포스의 미래마저 뒤바꿀 수 있다는 로그라인을 보면, 스페이스 오페라의 본령인 거대한 실존적 위기와 아이맥스급 스케일로의 묵직한 회귀를 선언한 듯하다. 플린 그레이, 맷 스미스, 미아 고스, 아론 피에르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했지만 배역은 여전히 미상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셀러브레이션 행사에서 숀 레비 감독은 쏟아지는 루머들을 일축하며 “이건 프리퀄도, 시퀄도 아닌 새로운 모험”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함께 무대에 오른 고슬링 역시 “엄청난 심장과 모험이 요동치는 훌륭하고 독창적인 캐릭터들의 이야기”라며 작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내비쳤다. 현재 스타워즈가 빠진 늪을 정확히 인지하고, 시네마틱 리부트라는 과감한 수술을 감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과연 이 새로운 궤도는 포스의 영광을 대형 스크린에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 그 해답은 내년 5월 28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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